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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귀(新鬼)
24/01/18 21:27:24 金 鍾國 조회 185

감찰(監察)은 옛날의 殿中侍御史의 벼슬이다. 그중에서 급이 높은 사람이 房主가 되어 上下有司와 함께 內房에 들어가 정좌하고, 그 바깥방에는 감찰직에 임명된 선후를 따라 앉는 차례를 정한다. 그중에서 首席인 자를 批房主라 한다.
새로 들어온 사람을 新鬼라고 부르면서 온갖 방법으로 모욕을 준다. 바안에 서까래 같은 길다란 나무를 두어 두고 신귀, 즉 신입자로하여금 들게 한다. 이것을 경홀(擎笏)이라 한다. 들지 못하면 신입자를 先生, 즉 선배 앞에 무릎을 꿇게 하고 선배들이 윗사람으로부터 아랫사람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주먹으로 구타한다.

또 신귀로 하여금 물고기 같은 유희를 하게 한다. 신귀가 못물 가운데 들어가서 사모(紗帽)로 물을 잔질하게 하니 의복이 다 더럽혀지게 한다. 또 거미 잡는 유희를 하게 한다. 신귀가 손으로 부엌을 문지르니 두 손이 옻칠한 것 같이 된다. 또 그 손을 씻게 하면 물이 매우 더럽고 시커멓게 된다. 그것을 신귀로 하여금 먹게 하니 구토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또 新鬼는 두터운 白紙백지로 名刺를 만들고 거기에 편지를 써서 봉함하여 날마다 선배의 집에 던져넣어야 하고, 또 선배들을 어느 때나 신귀의 집에 도착하면 신귀는 사모를 거꾸로 쓰고, 나와 맞아들여서 마루에 술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하면 선배들은 한 사람마다 계집을 끼고 앉는다.

이것을 安枕이라고 한다. 술이 취하면 상대별곡(霜臺別曲:조선조 초기 권근이 지은 노래, 정돈된 제도를 찬양하는 노래)을 부른다. 그러다가 대관(臺官:대사헌 이하 지평에 이르기까지의 벼슬아치)와 같이 가서 제좌(齊坐)하는 날에 이르러 비로소 앉는 것을 허락한다. 이튿날은 이른 새벽에 廳에 나아가서 상관과 대리와 함께 가서 뜰 안에 입알한다. 미처 입알하는 예 있기전에 밤에 숙직한 선배가 방안에서 목침을 들고 큰소리를 지르면서 친다. 신귀를 빨리 밖으로 나온다. 만약 더디게 머뭇거리면 반드시 얻어맞게 된다. 이러한 풍속은 유래가 매우 오래이다. 成宗이 이를 미워하여 모든 新來者침학(侵虐)하는 행위를 매우 엄하게 금지하니 그 풍속이 조금은 고쳐졌으나 예전 그대로 전해지는 것도 또한 많다.
                                                                    성현(成 俔)의 慵齋叢話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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