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장경오훼
24/09/06 22:55:08 채종근 조회 24
長頸烏喙
"긴 목과 까마귀 부리"라는 뜻으로, 그런 관상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사기>의 오자서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범려가 월왕 구천을 도와  마침내 합려의 오나라를 멸망 시킨 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면서 대부 문종에게도 빨리 떠날 것을 권했다.
구천 같은 인물은  긴 목과 까마귀 부리 처럼 튀어 나온 입의 관상으로, 그런 사람은 고생은 같이 할 수 있으나 부귀는 같이 할 수 없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날  김영삼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당시 자신의 권력에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인물을 마구 쳐낼 때 김종필씨도  소위 "팽 당한" 인물 중 하나였다.  그 김종필씨가 1주일 쯤 전혀 외부에 얼굴을 비치지 않더니  나와서  자신이 쓴 글씨를 보여주었다. 
 "장경오훼"란 넉자.  그 글씨가 도하 각 신문에 나오고, 글씨의 아래에 그 전고의 의미와 유래도 올려 놓았다.   김종필씨가 자신의 생각을 그 넉자 성어에 담아서 얘기했던 것.  김영삼 대통령은  목이 긴 것은 모르겠으나  입이 튀어 나온 관상은 확실했다. 
진시황 또한 장경오훼의 관상이라 하였다.  진시황은 천하를 통일한 뒤 신하들을 믿지 못하고  만기친람, 모든 것을 스스로 확인하고 결재하였다.  산더미 같은 서류를 저울로 무게를 달아서 하루 하루 일정량을 결재했다고 하였다. 사람을 철두철미 믿을 수야 없겠지만 진시황 정도에 이르면 이건 병이다.  모든 것에서 완벽을 추구하던 그 진시황이었지만  환갑도 못 넘기고 자신이 통일한 대제국을  순회하다가 여름날 사구평대에서  예순도 안 된 나이에 죽고만다. 죽고난 뒤 30년되 안되어  통일제국이 망하고 영웅쟁패의 기간을 거쳐 한나라의 시대로 넘어간다.  
 <마의상서>라는 관상책에도 입이 튀어나온 관상을  "吹火之口" 즉 '불을 부는 모습의 입'이라 하여 흉상의 하나로 치고 있다. 
남부도서관에서  어쩌다 시작하게된 <십팔사략> 강의에서 바야흐로  1권이 끝나고  2권이 시작되고 있다.  2권은 진시황의 기사부터 시작하고 있다.  입이 나온 사람은  전 시대의 서책에서 말한 대로  '욕심 많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을 접하다보면 그런 사람을 간혹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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