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以怨報直의 의미를 생각한다.
24/07/27 14:07:03 채종근 조회 86
전통이 오래고 세상이 다 아는 명문대학의  유수한 과의  동창회나 동기회도 있고
몇 백 명 혹은 몇 십 명 안되는 시골 어느 학교의 동창회나 동기회도 있을 것이다.  그 동창회나 동기회를 맡을 회장을 뽑음에 있어 
이구동성으로 한 사람을 추대하여 결정하거나, 하고 싶은 사람이 여럿 일 때는 투표의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무슨 얘기 끝에 한 사람이 자신의 모교를 위해 오랫동안 동창회장을 맡아 그야말로 물심양면 노력하여 몇년이 흘러갔는데, 어느날부터 
이상한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제는 뭔대? 왜 제가 계속 회장을 하는 거야?"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숙덕거림이 이어지자  단연(斷然)히 자리를 내 놓았으며 
그렇게 되자 자신의   권력(?)을 뒤에서 흔들어대던 진원지가 표면화하면서  한 친구가 그의 뒤를 대신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는 과거 한 때의 이야기를 하며 때론 인간 세상엔 그런 비열함이 있다고 하였다. 
어찌 얘기한 그의 동기회만 그러하리오. 어쩌면 그건 현대 사회의 한 축도가 아닐 것인가?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런 얘기도 있다. 
한참 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막 당선된 직후였다.  어느날 우리 시골의 동갑계에서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들이 분분하게 나왔다. 
그 중의 사람이 아주 극렬하게 성토한다. 
"문재인은 빨갱이다. 빨갱이가 이 나라에 대통령을 해서 되겠나?" 
 그 친구는 육이오 전쟁에서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으로, 특히나 아버지 얼굴을 못보고 태어난 유복자였다.  안 그래도 그런 얘기만 나오면 극우적인 성향의 그가 그날 술도 좀 된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가 나오자 격분한 것이다. 
그때  한 친구가  말했다. 
 "재홍이 격분할 만도 하네. 우리 모두 빨갱이 아닌가?"
우리는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린가 하고 물었다.
 "이 친구, 그건 너무 심한 말 아닌가?"
 "뭣이 심한가?  전부 술을 먹어서  얼굴이 빨갛잖아. 다 삘갱이 아닌가?"
 우리는 그 친구의  익살에  다시 웃으며 분위기를 바꿔 남은 술을 마셔댔다. 
 그 친구가 그랬다.
 "나는 잘 모르겠다. 문재인이 빨갱인지 아닌지.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지 않나?  대통령 후보자 중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문재인이라는 건." 
 그때 문재인이 빨갱이라며 격분하던 친구도,  그날 분위기를 누그려 뜨리던 그 친구도 지금은 다 고인이 되었으며, 그날의 일을 누가 기억하겠는가 마는 그러나 그날의 일을 기억하는  나로서는 이후 그런 일을 부딪칠 때 마다  '가장 많은 표를 얻어...'하던 그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란 그런 것이 아닐까? 
 현금의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 다수가 지지 표를 던져 당선된 경우이다.  일단 당선되었으면 결정적인 잘못이 없는 한 끌어내리려고 해서도 악담을 해서도 안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윤대통령에게  지지표를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가 우리 국민과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기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얘기하기가 정말 어렵다.  윤대통령이 앰비씨 기자가 마음에 안든다고 외국 순방 시에 다른 기자들만 태우고 가는것을 보고  우리 모교 동기생들이 운영하는 카톡방에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더니 한 친구는 그 때부터 나를 공공연히 좌익에 물든 구제불능의 인간으로 치부한다. 내가 어찌 좌익이 될 수 있겠는가?   그 친구가 혹시라도  이 글을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나는 명명벡백하게 한 마디 하고 싶다.  "나 또한 그대 못지 않은 6. 25 참화의 피해자로서  나는 절대로 좌익이 아니다."라고.
그리고 우리 향교도 언제 부터인가  선거제를 도입하여 전교를 투표로 뽑아왔다.  그 과정에서 지지자와 비지지자가 발생한다.  그러나 투표할 때 그에게 지지표를 던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단 다수표라는 대의명분을 얻은 이상, 결정적인 흠은 공론을 거쳐 해결할 알이고, 작은 흠결은 관용으로 감싸야 할 것이고, 또 자신의 재능껏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울 일이다.  나는 윤대통령에게 지지표를 던지지 않았지만, 그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지 자빠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니다.  향교의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오직 미세한 균열이라도 크게 확대되어 제방이 무너지듯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시각은 가장 비군자적인 시각이 아닐까?  공자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시지 않았으며, 以怨報直하라고 하셨다.  원망은 정직으로 갚으라고.  판사가 그의 앞에  원수가 섰다고 하여 10년 때릴 것을 20년 때려서야 될 일이 아니다. 법대로 사안대로 정직하게 10년 때리면 되는 것이다. 그게 공자님이 말씀하신 '直'의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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