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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時代의 불꽃놀이
24/01/05 09:50:38 金 鍾國 조회 940

성현(成俔: 1439~1504) 하면 조선 성종 때 [악학궤범(樂學軌範)]을 편찬한 대표적인 음악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사실 성현의 眞面目은 당대의 풍속과 제도, 인물에 대해 모든 것을 정리한 [용재총화(悀齋叢話)]가 대변해 준다. 「용재총화」는 慵齋 成俔의 수필집이다.

불꽃놀이를 하는 예의 절차는 軍器寺에서 주관한다. 미리 전기하여 後園에 기구를 설치한다. 大·中·小의 예가 있고, 비용이 매우 많이 든다. 그 법은 매우 두꺼운 종이로 보통의 속을 겹겹으로 채우고 그 속에 石 硫黃, 斑猫, 油灰 등의 물건을 넣은 뒤에 굳게 다지고 막는다. 그리고 그 끝에 불을 붙이면 잠간 사이에 연기가 나고 불이 치열하게 일어나면서 통의 종이를 다 깨트리고 소리가 천지를 진동한다.
처음 火矢를 천개고 만개고 東遠山에 묻어 두었다가 불을 붙이면 불화살이 수없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화시가 깨어지는 데 따라 소리가 나고 형상이 流星과 같아서 온 하늘이 번쩍번쩍 빛이 난다. 또 긴 장대 수십 개를 禁苑 안에 세워놓고 장대 끝에 작은 꾸러미를 달아 둔다.

그리고 御前의 채색 상자 밑에 긴 새끼줄을 매어서 여러 장대와 연결하는데 가로세로 서로 이어지게 한다. 새끼 끝마다 화시를 장치한다. 軍器寺正이 불을 받들어 올려 드디어 채색상자 속에 넣으면 잠깐 사이에 불이 일어나 불꽃이 새끼마다에 떨어진다. 화시가 새끼를 따라 달려가서 장대에 붙는다. 장대에는 작은 꾸러미가 있다. 꾸러미가 끊어지면서 불빛이 돈다. 마치 수레바퀴가 도는 것 같은 형상이 된다. 화시가 또 새끼를 따라 달려가서 다른 장대에 붙는다. 이렇게 하여 서로 이어서 끊이지 않는다. 또 엎드려있는 거북의 형상을 만들고, 불이 거북의 입에서 나와 연기와 불꽃을 어지럽게 내쏟으면 불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거북 위에 萬壽碑를 세워 불로 碑 속을 밝히면 碑面의 글자가 또한 또렷이 보인다. 또 장대 위에 그림 簇子를 말아서 새끼로 묶어 놓는다.

불이 새끼를 따라 올라가서 불이 성하게 되면 새끼가 끊어지고 그림 족자가 아래로 펼쳐지는데 조자속의 글자를 또렷이 알아볼 수 있게 된다. 또 긴 숲을 만들고 꽃잎과 포도의 형상을 새겨 놓는다. 불이 한 석에서 일어나면 잠깐 사이에 숲 나무를 다 태워버린다. 불이 꺼지고 연기가 살지면 붉은 꽃봉오리와 푸른 잎새들이 마치 馬乳(쥐방울 열매)가 주렁주렁 늘어진 것 같아서 진위를 구별하기 힘들다. 나무판자를 지고 판자 위에 꾸러미를 달아 놓는다. 꾸러미에 불이 붙어 꾸러미가 끊어지고 불이 다 타도록 오히려 스스로 노래 부르고 춤추며 조금도 겁내지 않는다. 이것이 불꽃놀이의 대략이다.
임금이 후원의 소나무 언덕에 납시어 문관,· 무관의 二品 이상의 중신들을 불러 入侍하게 하고 밤이 깊도록 관람하다가 파한다. 
                                                                                                    성현( 成
俔)의  愹齋叢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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