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亭記
2023년 11월 6일 향교에서 실시한 耆老宴에서 김정현 문화국장이 성독한 난정기를 공부하고자 다음과 같이 난해해 보이는 字에 훈음을 달아 보았습니다. 이해하시는데 다소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耆老宴에 처음으로 초대되어 감사드리며 당일 잔치를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愼齋 拜上
1.王羲之: 작가 소개
동진(東晉) 낭야(琅邪) 출신으로 서법가(書法家)이자 문인이다. 자는 일소(逸少)이고 우군장군(右軍將軍)을 역임하여‘왕우군(王右軍)’으로 불린다. 서법(書法)에 뛰어났는데 처음에 서진(西晉)의 위부인(衛夫人)에게서 배웠고, 뒤에 한(漢), 위(魏)의 비문(碑文)을 연구하여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의 서체를 완성함으로써 서성(書聖)의 칭호를 얻었다.
2. 작품 설명
왕희지(王羲之)가 회계내사(會稽內史)로 재직 중이던 353년 늦봄에, 회계의 난정(蘭亭)에서 열린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연회에 참석하였다. 그때 모인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41명의 명사들이 시를 썼는데, 그것을 편집한 시집(詩集)의 서문으로 쓴 것이다. 당시에 도가(道家)의 현허(玄虛)를 추구하던 풍조를 반대한 내용과 서경(敍景)과 서정(抒情)에서 뛰어난 점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3. 원문 및 풀이
永和1)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에 會於會稽山陰2)之蘭亭하여 修禊事3)也한대 群賢이 畢至하고 少長이 咸集이라. 此地에 有崇山峻嶺과 茂林脩竹하고 又有淸流激湍이 映帶左右어늘 引以爲流觴曲水하고 列坐其次하니 雖無絲竹管絃之盛이나 一觴一詠으로 亦足以暢敍幽情이라. *稽:머무를 계, 楔:문설주 설, 峻:높을 준 激:물결부딪쳐흐를 격 湍:여울 단 觴:잔 상 詠:읊을 영 觴:잔 상 暢:펼 창
영화(永和) 9년이고 해로는 계축(癸丑)년인 늦봄 초순에 회계군(會稽郡) 산음현(山陰縣)의 난정(蘭亭)에 모여, 계(禊)제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많은 인재들이 다 이르고 젊은이와 어른이 모두 모였다. 이곳에는 높은 산과 험한 산줄기, 무성한 숲과 긴 대나무가 있으며, 또 맑은 시냇물과 급한 여울이 있어 좌우를 비추면서 둘렀는데, 물길을 끌어다 술잔을 띄울 굽은 물줄기를 만들고 각자의 위치에 둘러앉으니, 비록 관현(管絃)의 성대함은 없지만 한 잔 술에 시(詩) 한 수로 족히 그윽한 심정을 활짝 펼 수 있다.
是日也에 天朗氣淸하고 惠風和暢이라. 仰觀宇宙之大하고 俯察品類之盛하니 所以遊目騁懷가 足以極視聽之娛하여 信可樂也로다.*騁:달릴 빙 懷:품을 회
이날 하늘은 밝고 공기는 맑으며 부드러운 바람은 화창하였다. 우러러 우주의 원대함을 보고 아래로 만물의 무성함을 살피니, 눈을 돌려 두루 보고 생각을 달리는 것이 보고 듣는 즐거움을 다할 만하여 참으로 즐겁다.
夫人之相與俯仰一世에 或取諸懷抱하여 晤言一室之內하고 或因寄所託하여 放浪形骸之外4)하니 雖趣舍萬殊하고 靜躁不同이나 當其欣於所遇하여 蹔得於己하여는 快然自得하여 曾不知老之將至라. 及其所之旣倦에 情隨事遷하여 感慨係之矣라. 向之所欣이 俛仰之間에 以爲陳迹하니 尤不能不以之興懷로다. 況脩短隨化하여 終期於盡이랴. 古人云死生亦大矣5)라하니 豈不痛哉아. *骸:뼈 해
躁:성급할 조 暫:잠시 잠 倦:게으를 권 隨:따를 수 遷:옮길 천 慨:분개할 개 欣:기뻐할 흔 脩:고기포 수 隨:따를 수
사람이 서로 어울려 한세상을 살아감에 어떤 때는 마음속에 지닌 생각을 가지고 한 방 안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맡겨진 처지에 따라 외적인 육체를 방랑하게도 하니, 비록 선택은 만 가지로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같지 않지만 각자 처한 경우에 기뻐하게 되어서는 잠시 자신에게 득의하여 즐겁게 의기양양하면서 아예 늙음이 장차 이르는 것도 모른다. 향하던 바가 지루하게 되면 감정도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감개가 거기에 얽히게 된다. 아까의 기뻐하던 일이 잠깐 사이에 이미 낡은 자취가 되어버리니, 더욱이 이 때문에 감회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수명의 길고 짧음이 변화를 따르면서 결국 끝남으로 기약됨에랴. 옛 사람이 이르기를, “죽고 사는 것이 또한 큰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가슴 아프지 않겠는가.
每攬昔人興感之由하면 若合一契6)하여 未嘗不臨文嗟悼하니 不能喩之於懷라. 固知一死生7)이 爲虛誕이요 齊彭殤8)이 爲妄作이라. 後之視今이 亦猶今之視昔이리니 悲夫라. 故로 列敍時人하고 錄其所述라. 雖世殊事異나 所以興懷는 其致一也니 後之覽者도 亦將有感於斯文이리라. *攬:잡을 람 嗟:탄식할 차 悼:슬퍼할 도 喩:깨우칠 유 誕:태어날 탄 殤:일찍죽을 상
매번 옛 사람들이 감회를 일으켰던 이유를 살펴보면 마치 한 개의 부절을 맞춘 것 같아, 일찍이 글을 대하고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으니 이것을 마음속에서 달랠 수가 없다. 진실로 죽고 사는 것을 하나로 여기는 것은 허황되고 거짓된 것이며 팽조(彭祖)와 어려서 죽은 자를 같게 보는 것은 망령되고 작위적인 것임을 알겠다. 후세 사람들이 지금 사람을 보는 것도 또한 지금 사람들이 옛 사람을 보는 것과 같으리니, 슬프다. 그래서 당시에 모인 사람들을 차례로 서술하고, 그들이 지은 글을 기록한다.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상황이 변하여도 감회를 일으키는 이유는 그 이치가 같으니, 후세에 읽어보는 자들도 아마 이 글에 감회가 있을 것이다.
2023년 11월 6일 향교에서 실시한 耆老宴에서 김정현 문화국장이 성독한 난정기를 공부하고자 다음과 같이 난해해 보이는 字에 훈음을 달아 보았습니다. 이해하시는데 다소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耆老宴에 처음으로 초대되어 감사드리며 당일 잔치를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愼齋 拜上
1.王羲之: 작가 소개
동진(東晉) 낭야(琅邪) 출신으로 서법가(書法家)이자 문인이다. 자는 일소(逸少)이고 우군장군(右軍將軍)을 역임하여‘왕우군(王右軍)’으로 불린다. 서법(書法)에 뛰어났는데 처음에 서진(西晉)의 위부인(衛夫人)에게서 배웠고, 뒤에 한(漢), 위(魏)의 비문(碑文)을 연구하여 해서(楷書), 행서(行書), 초서(草書)의 서체를 완성함으로써 서성(書聖)의 칭호를 얻었다.
2. 작품 설명
왕희지(王羲之)가 회계내사(會稽內史)로 재직 중이던 353년 늦봄에, 회계의 난정(蘭亭)에서 열린 유상곡수(流觴曲水)의 연회에 참석하였다. 그때 모인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41명의 명사들이 시를 썼는데, 그것을 편집한 시집(詩集)의 서문으로 쓴 것이다. 당시에 도가(道家)의 현허(玄虛)를 추구하던 풍조를 반대한 내용과 서경(敍景)과 서정(抒情)에서 뛰어난 점에서 그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3. 원문 및 풀이
永和1)九年歲在癸丑暮春之初에 會於會稽山陰2)之蘭亭하여 修禊事3)也한대 群賢이 畢至하고 少長이 咸集이라. 此地에 有崇山峻嶺과 茂林脩竹하고 又有淸流激湍이 映帶左右어늘 引以爲流觴曲水하고 列坐其次하니 雖無絲竹管絃之盛이나 一觴一詠으로 亦足以暢敍幽情이라. *稽:머무를 계, 楔:문설주 설, 峻:높을 준 激:물결부딪쳐흐를 격 湍:여울 단 觴:잔 상 詠:읊을 영 觴:잔 상 暢:펼 창
영화(永和) 9년이고 해로는 계축(癸丑)년인 늦봄 초순에 회계군(會稽郡) 산음현(山陰縣)의 난정(蘭亭)에 모여, 계(禊)제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많은 인재들이 다 이르고 젊은이와 어른이 모두 모였다. 이곳에는 높은 산과 험한 산줄기, 무성한 숲과 긴 대나무가 있으며, 또 맑은 시냇물과 급한 여울이 있어 좌우를 비추면서 둘렀는데, 물길을 끌어다 술잔을 띄울 굽은 물줄기를 만들고 각자의 위치에 둘러앉으니, 비록 관현(管絃)의 성대함은 없지만 한 잔 술에 시(詩) 한 수로 족히 그윽한 심정을 활짝 펼 수 있다.
是日也에 天朗氣淸하고 惠風和暢이라. 仰觀宇宙之大하고 俯察品類之盛하니 所以遊目騁懷가 足以極視聽之娛하여 信可樂也로다.*騁:달릴 빙 懷:품을 회
이날 하늘은 밝고 공기는 맑으며 부드러운 바람은 화창하였다. 우러러 우주의 원대함을 보고 아래로 만물의 무성함을 살피니, 눈을 돌려 두루 보고 생각을 달리는 것이 보고 듣는 즐거움을 다할 만하여 참으로 즐겁다.
夫人之相與俯仰一世에 或取諸懷抱하여 晤言一室之內하고 或因寄所託하여 放浪形骸之外4)하니 雖趣舍萬殊하고 靜躁不同이나 當其欣於所遇하여 蹔得於己하여는 快然自得하여 曾不知老之將至라. 及其所之旣倦에 情隨事遷하여 感慨係之矣라. 向之所欣이 俛仰之間에 以爲陳迹하니 尤不能不以之興懷로다. 況脩短隨化하여 終期於盡이랴. 古人云死生亦大矣5)라하니 豈不痛哉아. *骸:뼈 해
躁:성급할 조 暫:잠시 잠 倦:게으를 권 隨:따를 수 遷:옮길 천 慨:분개할 개 欣:기뻐할 흔 脩:고기포 수 隨:따를 수
사람이 서로 어울려 한세상을 살아감에 어떤 때는 마음속에 지닌 생각을 가지고 한 방 안에 마주 앉아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맡겨진 처지에 따라 외적인 육체를 방랑하게도 하니, 비록 선택은 만 가지로 다르고 고요함과 시끄러움이 같지 않지만 각자 처한 경우에 기뻐하게 되어서는 잠시 자신에게 득의하여 즐겁게 의기양양하면서 아예 늙음이 장차 이르는 것도 모른다. 향하던 바가 지루하게 되면 감정도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감개가 거기에 얽히게 된다. 아까의 기뻐하던 일이 잠깐 사이에 이미 낡은 자취가 되어버리니, 더욱이 이 때문에 감회를 일으키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수명의 길고 짧음이 변화를 따르면서 결국 끝남으로 기약됨에랴. 옛 사람이 이르기를, “죽고 사는 것이 또한 큰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어찌 가슴 아프지 않겠는가.
每攬昔人興感之由하면 若合一契6)하여 未嘗不臨文嗟悼하니 不能喩之於懷라. 固知一死生7)이 爲虛誕이요 齊彭殤8)이 爲妄作이라. 後之視今이 亦猶今之視昔이리니 悲夫라. 故로 列敍時人하고 錄其所述라. 雖世殊事異나 所以興懷는 其致一也니 後之覽者도 亦將有感於斯文이리라. *攬:잡을 람 嗟:탄식할 차 悼:슬퍼할 도 喩:깨우칠 유 誕:태어날 탄 殤:일찍죽을 상
매번 옛 사람들이 감회를 일으켰던 이유를 살펴보면 마치 한 개의 부절을 맞춘 것 같아, 일찍이 글을 대하고 탄식하지 않은 적이 없으니 이것을 마음속에서 달랠 수가 없다. 진실로 죽고 사는 것을 하나로 여기는 것은 허황되고 거짓된 것이며 팽조(彭祖)와 어려서 죽은 자를 같게 보는 것은 망령되고 작위적인 것임을 알겠다. 후세 사람들이 지금 사람을 보는 것도 또한 지금 사람들이 옛 사람을 보는 것과 같으리니, 슬프다. 그래서 당시에 모인 사람들을 차례로 서술하고, 그들이 지은 글을 기록한다. 비록 세상이 달라지고 상황이 변하여도 감회를 일으키는 이유는 그 이치가 같으니, 후세에 읽어보는 자들도 아마 이 글에 감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