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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이란 사람이다(下)
23/03/05 09:23:17 김종국 조회 2931
또 생각하건대 -인이란 人倫에서 이루어진 德이다. 아비는 자애롭고 아들은 효도하고, 형은 우애하며 아우는 공경하는 것이 소위 인인 것이다. <태학>에서 「옛날에 명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나라를 다스려야한다」하였다. 그러므로 治國․平天下의 두 장은 오로지 孝․弟․慈만을 설명한데다가 또다시 그렇게 하게 된 까닭을 극언하여 말하기를 「한 가정에서 仁하면 온 나라가 仁을 일으킨다」하였고, 또 「요․순이 천하를 仁으로써 거느리니 인민들이 그를 따르리라」하였으니, 明德이란 효․제․자를 두고 이른 말이다. 순임금은 삼가 五전을① 빛나게 하였고 설(契)은 조심스럽게 五교를② 폈고, 고도모는 내게서 五전을 신축한다고 하였는데, 모두 다 천하 인민들로 하여금 사람마다 그의 어버이를 어버이답게 모시며 어른은 어른답게 대우하여 각각 사람마다 모시어 어른은 어른답게 대우하여 그들의 仁을 이룩하게 한 것이다. 孔子가 소위 한 세대를 지나서야 仁하게 된다는 것은 그가 지목하는 바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孔安國은 仁政을 가지고 설명한 뜻을 보이니 어찌 소홀하지 않을 것인가.
 
仁政이란 井地에 관한 법인 것이다. 고아를 긍휼이 여기고 홀아비를 가없게 여겨 주며 국민의 곤궁을 덜게 해주며, 재난을 구호해 주는 것도 인정인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한 달 사이에 넉넉히 끝낼 수 있거늘 하필 한 세대 후라야 된다는 말인가. <周禮>의 大祝은③ 六축의 축사를 맡아서 永貞을④ 요구하였는데, 둘째는 「年祝」이요 넷째는 化祝이니 소위 「화축」이란 교화의 祝으로서 비(賁)괘에서 이(頤)로 변할 때 「영정하니 길하니라」하였으니 교화를 이른 말인 것이다. 한 세대가 지난 후라야 이에 仁하게 되므로 화축은 이를 일러 「영정」이라 한 것이다.
又案仁者人倫之成德 父慈子孝兄友第恭所謂仁也 大學曰古之欲明明德於天下先治其國 故治國平天下二章專以孝弟慈爲說 而又極言其所以然 曰一家仁一國興仁 又曰堯舜率天下以仁而民從之 明德者孝弟慈之謂也 舜慎徽五典契敬敷五敎 皐陶勑我五典 皆欲使天下之民人人親其親長其長而各成其仁也 孔子所謂世而後仁者 其指在此 而孔安國乃以仁政爲說 豈不疎哉 仁政者井地之法 恤孤哀鰥賑窮救災亦仁政也 此惟朞月之間足以了事 何必世而後爲之哉 周禮大祝掌六祝之辭以求永貞 二曰年祝 四曰化祝 所爲化祝者敎化之祝也 賁之頤曰永貞吉 敎化之謂也 世而後乃仁 敎化祝謂之永貞
①五典: 父義․母慈․兄友․弟恭․子孝 ②五敎: 위와 같음 ③大祝: 벼슬이름 ④永貞: 貞者正也이므로 ‘길이 바르다’라는 뜻 ⑤논어 고금주 六P35~36b •鰥: 환魚 환 賑:구휼할 진, 賁:꾸밀 비, 클 분, 徽아름다울 휘, 勑위로할 래, 조서 칙. 고요모:≪서경(書經)≫의 편명(篇名). 중국 순(舜) 임금의 신하로 옥관(獄官)의 장(長)을 지낸 고요(皐陶)가 순 임금 앞에서 우(禹)와 함께 문답한 충언(忠言)들을 기록한 것임 ※원문은 고요칙(皐陶勑)我五典인대 풀이는 고요모(皐陶謨)로 했으니 勑은 전주문자로 조서 칙으로 읽어야 뜻이 통한다.

보충하기를 - 仁이란 인륜의 지극한 자이다.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군왕에게 충성하고, 민중에게 자애로우면 이를 일러 仁이라 한다. 補曰仁者人倫之至也 孝於親忠於君慈於衆謂之仁
보충하기를 - 지사는 도에 뜻을 둔 사람이이며 仁人은 仁心을 가진 사람이다. 보충하기를 - 인이란 인륜의 지극한 자이다. 소체로① 대체를② 상하게 하지 않음으로 인을 헤치는 일 없이 자신을 죽이는 경우도 있다.③
補曰志士志道之人 仁人人心之人 ㅇ補曰仁者人倫之至也 不以小體傷大體 故無害仁有殺身
①小體: 이목의 기관 ②大體: 마음 ③論語古今註 八P5,6
 
생각하건대 - 마융(馬融)의 뜻에는① 결코 따를 수 없는 대목이 있다. 만일 마씨의 說대로 믿는다면 공자는 「인민이 인함에 있어서는 물․불보다도 더한 것이다」라고 해야 좋을 것이다. 공자가「인민이 인함에 있어서 물․불보다 더한 것이다」라고 해도 좋을 것인가. 하물며 인이란 인륜에서 이루어진 덕이요, 마음을 가르되 물․불이 몸을 길러주는 것처럼 될 까닭도 없고, 정상은 같은 종류의 것도 아닌데 어찌 이를 끌어다가 비유로 삼을 수가 있을 것인가. 더구나 물과 불은 끓이거나 익히면 사람을 봉양하지만, 불사르거나 빠지면 사람을 죽일 것이다. 장차 그의 나쁜 점을 논하기 위하여 먼저 그의 좋은 德을 이야기 한다면, 문맥이 두 동강이가 나버릴 것이니 어찌 사람을 깨우치게 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자신을 죽여 仁을 이룩하는 것은 본시 항상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진실로 용봉․비간과② 같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충신․의사들을 차례차례로 주워 세면서 孔子의 설을 반박한다면 孔子는 장차 무슨 말로 대답할 것인가. 왕필의③ 뜻을 바꿀 수가 없다.④
案馬義有必不可從者 若如馬說 則子曰仁之於民也甚於水火可也 子曰民之於仁也
甚於水火可也 況仁者人倫之成德非所以養心與水火之養身 其情不類豈可引之爲喩乎 且水火以烹飪養人 以焚溺殺人 將論其惡先言其德 語脈折作二段 豈所以曉人乎 況殺身成仁本是恆例 古來忠臣義士如龍逢比干之義 以駁孔子之義 則孔子將何辭以答之也 王弼之義不可易
①馬曰水火及仁皆民所仰而生者仁最位甚蹈水火亦是殺人蹈仁未嘗殺人.
②龍逢比干용봉은 桀王의 신하, 比干은 紂왕의 신하로서 충간하다가 죽음을 당하였다. ③王弼曰民之遠於水火見有蹈仁者也 ④논어고금주8P22~23
•馬融:(79년~166년),부풍(扶風) 무릉(茂陵) 사람으로 자는 계장(季長)이다. 동한(東漢) 시기의 경학가(經學家)로 명장(名將) 마원(馬援)의 종손(從孫)이다. 벼슬은 교서랑(校書郎), 군공조(郡功曹) 王弼:산양군(山陽郡) 사람으로 자는 보사(輔嗣)이다. 삼국(三國)시대 위(魏)나라 경학자(經學者) •曉깨달을 효, 恆반달 긍, 뻗칠 긍. 항상 항(恒)의 本 字
 
보충하기를 - 예․악의 근본은 인에 있는데 인이란 인륜의 지극한 자이다.
補曰禮樂之本在仁 仁者人倫至也
 
⑶진기분(盡其分)
생각하건대 -인이란 사람과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그의 본분을 극진히 하면 이를 일러 仁이라 한다.
案仁者人人也 人與人盡其分斯之謂仁 心德非仁也
 
보충하기를 - 인이란 사람과 사람이 그의 도리를 극진히 하는 것이다. 아들이 어버이를 섬긴 연후에 효라는 이름이 있게 되고, 어린아이가 어른을 섬긴 연후에 悌라는 이름이 있게 되고, 신하가 군왕을 섬긴 연후에 충이라는 이름이 있게 되고, 목자가 인민을 길러준 연후에 慈라는 이름이 있게 되니 인을 버리고서 어떻게 이름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①
補曰仁者人與人之盡其道也 子事親然後有孝之名 少事長然後有弟之名 臣事君然後有忠之名 牧養民然後有慈之名 去仁何以成名 ①논어고금주11P 14
 
생각하건대 - 인의 뜻이 분명하지 못한지가 오래다. 인할 수 있는 이치는 본심 가운데 있다. 옛 시에 「인민이 떳떳함을 붙잡고 있으니 이 떳떳한 덕을 좋아하니라」한 것이 그것이다. 인을 실행하는 근본은 본심에 있는 것이다. 孟子는「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인의 시초다」한 것이 그것이다. 만일 인의 이름이 반드시 실행하기를 기다린 연후에 이루어진다면 舜임금은 고수에게 즐기게 한 연후에 이에 그의 효도가 이룩되고, 비간은 은․주 두 나라에 괴로운 간언을 드린 연후에 이에 그의 충성이 이룩되고, 문왕은 불쌍한 사람들을 돌보아준 뒤에 연후에 그의 자애로움이 이룩되는 것이니 무릇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그의 본분을 극진히 한 연후에야 비로소 이를 「인」이라 이름 하는 것이다.
그저 허령되고 암매하지 않은 가운데 아득하게 흔적도 없는 理를 가리켜 인이라 하는 것은 옛 경서의 예는 아닌 것이다. 仁을 理라고 한다면① 四書 및 시․서․역․예 할 것 없이 무릇 仁자는 다 읽기 어려울 것이다. 비단 「인에 당하여는 스승에게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② 것만을 해득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물며 선한 「이름이 밖에 있다」면③ 내가 주거나 빼앗거나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仁心이 있어서 仁政을 행하면서 인하다는 명성을 얻고 인하다는 소문을 퍼트리면, 이를 일러 선한 이름이 밖에 있다고 이를 것이다.
 
사람들이 바야흐로 나를 칭송하면서 그로 하여금 나의 스승도 칭송하도록 권장할 것이니, 이치가 서로 통하지 않는다. 헛된 명성을 떠받들어 선생님께 바치는 것은 감정이 불안한 것이니 장차 어떻게 사양할 수 있을 것인가.④ 감히 미쳐 깨달을 수 없는 일이다.⑤
案仁之不明 久矣 可仁之理 在於本心 詩云 民之秉彛 好是懿德是也 行仁之根 在於本心 孟子云 惻隱之心 仁之端是也 若仁之名 必待行事而成焉 舜底豫瞽瞍然後 乃成其孝 比干苦諫殷周然後 乃成其忠 文王賙恤四窮然後 乃成其慈 凡人與人之間盡其本分然後 名之曰仁 徒以虛靈不昧之中 沖漢無朕之理 指之爲仁 非古經之例也 以仁爲理 則四書及詩書易禮 凡仁字 皆難讀 不但當仁不讓爲難解也
況善名在外 非我之所能予奪 何者 有仁心 行仁政 而得仁聲 布仁聞 此之謂善名在外也 人方誦我 而勸使之誦吾師 理所不通 拏虛名以獻先生 情所不安將 何以遜之所未敢曉也
①朱子는 인을 「愛之理」라 했다.② 論語 本文 ③程子曰爲仁在己無所與遜若善名在外則不可不遜 ④朱子曰仁者人所自有而自爲之非有爭也何遜之有 ⑤論語고금주八P23,b •虛靈: 잡된 생각 없이 마음이 신령하다. 포착할 수는 없으나 그 영험이 불가사이하다. 彛떳떳할 이 懿아름다울 의 瞽소경 고 瞍 소경 수 賙진휼할 주, 주다, 나누어 주다
 
이제 생각하건데- 인자의 뜻은 이 책에 경문이 스스로 주를 달고 있다.「인이란 人이니 어버이를 어버이로 여김이 가장 큰 일이다」한 것은 명백하고 절실한 것이니, 다른 설명을 끌어내서는 안 될 것이다. 옛 전서(篆書)에서는 仁은 人人을 포개 놓은 글자라 하였다. 무릇 두 사람 사이에서 그의 본분을 극진히 하면 그것을 일러 인이라 한다. 천지가 마음을 낳는 마음이란① 내게 심히 관계된 일이기는 하지만, 아들 된 자가 그의 어버이에게 효도했을 때「나는 천지가 만물을 낳는 마음으로 어버이에게 효도했다」라고 하거나 신하된 자가 그의 군왕에게 충성을 다 했을 때「나는 천지가 만물을 낳는 마음으로 군왕에게 충성했다」라고 한다면 아마도 일 자체에 다소 손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仁이란 人이다」라 한 것은 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긴 德을 말하고, 인이라는 이름이 된 것은 사람과 사람이 교제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른 말이다. 君臣間의 義나 朋友間의 信은 牧民間의 慈나 모두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생기는 사람의 本分인 것이다. 그러나 효․제가 인의 근본인 까닭에 이를 단정하여 말하기를 「어버이를 어버이로 여기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라 한 것이다.
義의 德 됨이 또한 광범위하여 현인을 존경하는 것이 올바르게 제재하는 일의 으뜸이 되는 까닭에 이를 단정하여 말하기를 「현인을 존경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라 한 것이다.②
今案仁字之義經文自經自註 曰仁者之人也 親親爲大 明白眞切不可以他說牽引也 故篆仁者人人疊文也 父與子二人也 兄與弟二人也 君與臣二人也 牧與民二人也 凡二人之間盡其本分者斯謂之仁 天地生物之心干我甚事 爲人子者孝於其親曰我以天地生物之心孝於親 爲人臣者忠於其君 曰我以天地生物之忠心於君 恐於事體有多少損傷 ㅇ經云仁者人也者謂仁之謂德生於人與人之間 而仁之爲名成於人與人之際君臣之義朋友之信牧民之慈皆人與人之本分 然孝弟爲爲仁之本 故斷之曰親親爲大 義之爲德亦廣矣 而尊賢爲制宜之宗 故斷之曰尊賢爲大
①朱子曰仁者天地生物之心而人得以生者 ②「중용강의」1 P36

3. 仁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해 볼 수 있다.
•仁이란 두 사람이 서로 간여한 것이다.
어버이를 효도로써 섬기고, 兄을 悌로써 섬기고, 군왕을 忠으로써 섬기어 仁이 되며, 夫婦, 朋友도 또한 두 사람이 간여한 것이다.
 
•仁은 두 사람의 일이다.
舜이 하루를 克己復禮한 결과 완고한 아비와 거친 어미와 오만한 아우도 다 같이 기꺼이 화합하지 않는 일이 없었다. 「仁이란 人이다」라 한 것은 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긴 德을 말하고, 仁이라는 이름이 된 것은 사람과 사람이 교제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른 말이다.
 
•仁이란 人과 人字가 거듭된 글자다.
마치 孫字는 子와 子가 거듭된 글자라 하는 것과 같다. 사람과 사람이 그의 本分을 극진이 하는 그것을 일러 仁이라 한다.
 
•仁은 사람의 마음이다.
「仁을 사람의 마음이다」라고 한 것은 「仁은 사람의 집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仁이란 사람의 편안한 집이며 義란 사람들의 바른 길이다」
 
•仁은 天理가 아니라 사람의 德인 것이다.
孔子는 「克己復禮해야 仁이 된다.」고 하였다. 人慾을 이미 克復한 연후라야 이에 仁이 됨을 밝힌 것이다.
 
•仁이란 인륜에서의 지극한 善인 것이다. 伯夷는 부자간에 그의 본분을 극진히 할 것을 요구하였고, 叔齊는 兄弟간에 그의 本分을 극진히 할 것을 요구하였으니, 이것이 인을 요구한 것이다. 君臣間의 義나 朋友間의 信은 牧民間의 慈나 모두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생기는 사람의 本分인 것이다.
 
茶山의 인의 정의를 읽으면서 위와 같이 여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仁을 본분을 다하여 仁을 실천하는 생활을 해나가도록 하겠다.
 
참고문헌: 茶山學提要 중 論語經義 前篇 李乙浩 역 대양서적
論語集註, 孟子集註 成百曉 역주 전통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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